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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술사 황성훈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마술 좋아하세요? 마술 보신 적 있으세요?”
대부분 사람들의 대답은 “네” 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마술이라는 공연이 대중화돼서 많은 이들에게 다가섰기 때문입니다. 소위 말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나 축제 등을 가보면 어렵지 않게 마술을 구경하실 수가 있죠. 이제 마술은 많은 사람에겐 춤과 노래, 연극, 영화처럼 하나의 당당한 공연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장 10년 전만 해도 마술이라는 문화는 마이너 문화였습니다. 설날, 추석에나 간간이 TV에서 볼 수 있거나 밤무대에 정도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이었지요. 반짝이는 모자를 쓴 아저씨가 나와서 비둘기를 꺼내는 등의 마술을 하는 모습이 젊은이들에게 눈을 끌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젊은 스타 마술사가 나타나고 TV와 각종 미디어를 장식하며 10~20대의 사랑을 독차지 합니다. 마술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술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하나의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된 거죠. 마술사들이 스타 대접을 받고 팬클럽을 가지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마술이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단지 그 젊은 스타 마술사 때문만이 아닙니다. 바로 마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수많은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수많은 10~20대의 젊은이들이 하나 둘씩 인터넷상에 카페라는 것을 만들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마술철학과 마술세계를 구축해 나갔지요. 제가 처음 마술을 접하고 배운 곳도 바로 대형 포털사이트에 있는 마술관련 카페였습니다. 거기서 마술에 기본도 모르던 제가 하나둘씩 사람들을 만나고 기술을 배우고 습득하는 재미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단순하게 마술을 배우는 것만이 아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정말 각 포털 사이트에 속한 카페 들의 힘이 대단했지요. 어디 가서 자기 소개할 때도 ‘어느 카페의 운영자 황성훈입니다.’라고 하면 와와 하며 쳐다볼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소속감과 더불어 자부심까지 주었으니까요.
그렇게 카페의 파워가 커가던 중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바로 집단주의와 폐쇄성입니다.
마술관련 콘텐츠의 양과 질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라 다변화된 카페가 생겨나고 그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뭉치게 된 것이죠.
쉽게 말해 자기가 가입한 카페가 아니면 무시한다든가 배척한다든가 하는 것들입니다.
그러던 중에 블로그라는 것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 저는 블로그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계속 사용하면서 블로그만의 특징이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이번 글을 통해 블로그가 마술에 끼친 영향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우선 긍정적인 면부터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는 특성상 마술에 있어서는 마술을 보는 쪽보다는 보여주는 쪽이 더 장점이 있게 되더군요. 특히 프로마술사들에게 있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객 및 마술 매니아들에게 다가갈 기회가 되었습니다. 기존의 일방적이던 개인홈페이지가 아닌 관객들과 직접소통 및 유대관계를 얻게 되었으니까요. 또한, 많은 틀을 요구하는 홈페이지와 달리 개인적인 얘기부터 시작해서 마술에 관한 전문적인 글까지 포스팅 함으로서 쉽게 자신의 마술을 홍보할 수도 있고요.
더욱더 긍정적인 건 마술의 인프라 자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입니다. 그 말인즉, 예전의 프로마술사가 되는 과정과 달리 요즘은 수많은 프로지망생이 자신의 블로그를 개설 후, 거기에다 자신이 촬영하거나 만든 사진과 영상을 올립니다. 이를 본 방문자들은 그런 포스팅에 댓글을 달아주며 격려 및 비평을 하지요. 그리고 스크랩을 해서 많은 이들에게 순식간에 퍼져 나가면서 인기 포스팅이 되거나 인기 영상이 되고, 관객들 앞에 설 기회도 마련하게 됩니다. 비단 인기 포스팅이 되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더욱 더 노력해서 영상을 촬영하거나 기술을 연마하다 보면 자연스레 프로 마술사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고요. 이렇게 마술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회와 동기부여가 되고 마술을 보거나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다양하고 더욱 깊게 접할 수 있게 함으로서 마술 전체의 인프라가 확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 블로그를 방문하면서 마술을 접하다 보면 종종 마술에 대해 단순한 댓글을 다는 것이 아닌 진지하고 깊은 토론을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토론거리를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 해놓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예전 블로그가 없던 시절엔 댓글만이 전부였지요. 댓글에 댓글을 달기도 하고 마술관련 포럼게시판을 만들어서 홍보하거나 방문하고는 했습니다. 그래도 안될 때는 심지어 연락처를 주고받아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얘기하기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요즘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블로그 안에 RSS나 트랙 백이라는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이 내 글이나 영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다른 어떤 사이트에 댓글이나 관련 글을 썼는지 쉽게 그리고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쓰면 쓸수록 정말 편리하면서 빠져들게 되는 기능들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마술문화는 한 단계 더 진화했고 지금도 계속 진화하는 중입니다. 언제나 모든 일이 그렇듯,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면 부정적인 면도 존재합니다.
제일 큰 문제는 바로 너무 쉽게 마술의 비밀이 파헤쳐진다는 점입니다. 예전의 카페는 왕성한 활동을 하던 사람들끼리 내지는 운영자들이 등급이라는 걸 만들어서 마술의 비밀을 지켜왔습니다. 단순하게 마술의 비밀을 파헤치려 카페에 가입하는걸 방지하고자 했던 거죠.
하지만, 블로그는 쉽지 않더군요. 블로그라는 특성상 자유도가 너무나 높아서 모든 글과 영상에는 스크랩과 트랙 백, 링크 등이 있고 예를 들어 누군가가 마술의 비밀에 관해 포스팅을 하였을 때 삽시간에 인터넷상에 퍼져 나가더군요.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퍼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수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도덕적 그리고 법적인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바로 마술의 비밀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마술의 비밀을 캐내려는 사람들에 대해 악성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서 포스팅과 상관없이 험담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지요. 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지켜주지는 못할망정, 서로 험담하는 걸 보고 있자니, 보고 있는 저도 참 심기가 불편해 지더군요.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마술을 한다고 특정 마술사에 대한 험담을 하고 다니는 블로거도 있으니 말이죠. 자칫하면 인신공격과 더불어 명예훼손이니 하는 법적 문제가 대두될까 걱정됩니다. 블로그라는 게 너무 자유도가 높은 곳이다 보니 생겨나는 문제 같기도 하고요.
이렇게 무차별적인 비밀 공개와 공유 그리고 부정적인 포스팅으로 인해 최근 들어 마술산업의 위기가 찾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심지어 제가 아는 한 프로마술사는 절대 자신의 영상을 촬영하지 않게 하거나 설사 촬영한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에 올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자칫하면 다시 예전처럼 마술이 음지로 돌아가 버릴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블로그가 마술에 끼친 영향을 간략하게나마 써보았는데요, 결국 이는 블로그가 다른 공연예술분야에 끼친 영향과도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도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점에서는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서는 블로그를 즐기시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시든 글을 보시든 간에 블로그를 통해 모든 이들이 다같이 웃을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하며,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블로그의 정의를 말씀드리며 마칠까 합니다.
저는 블로그(BLOG)란 나만의 브랜드(Brand)이고 나를 알리는 수단(Leverage)이 되며, 동시에 의무(Obligation)가 따르기도 하는 즐거운 게임(Game)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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